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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화아악─
덮쳐오는 닉스의 브레스를 향해 001 – 004, 가르시아의 육체를 입은 미궁이 창을 휘저었다.
미궁이 무기라는 것을 사용한 건 가르시아의 몸을 차지하고 나서가 처음이다.
얼마 정도 몸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나름대로 연습하기는 했지만, 실전은 지금이 처음.
그런 만큼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을 법도 하건만, 가볍게 창을 내젓는 미궁의 모습은 일말의 어색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미궁은 단순히 가르시아의 몸을 차지한 것뿐만 아니라, 그가 여지껏 이루었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상태였다 제아무리 미궁 스스로가 지금껏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무기라 할지라도 가르시아의 모든 것을 차지한 지금은 몹시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단순히 능숙한 것을 넘어 수십 년 동안 단련해온 달인의 경지를 넘본다.
원래 가르시아가 가지고 있던 경험과 기교.
거기에다가 본체와의 연결로 상시 공급받는 강대한 에너지까지.
뛰어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만남.
지금 가르시아의 탈을 쓴 미궁은 그야말로 무적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존재였다.
그런 미궁에 맞서 닉스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때로는 브레스로, 때로는 마법으로, 때로는 조금 위험하더라도 직접 몸을 사용해 미궁과 맞섰다.
본래의 가르시아라면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른 부분에 있어서 닉스에게 크게 밀렸겠지만, 안타깝게도 미궁의 본체로부터 무한정에 가까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지금의 가르시아에게는 조금씩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 곁에 함께 싸워주는 다른 몬스터들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닉스 혼자였다면 크게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불꽃과 얼음, 바람과 뇌전, 그리고 빛과 어둠을 섞은 닉스의 융합 마법이 사납게 휘몰아친다.
이미 주변의 빌딩들은 모두 무너진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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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파워볼게임사이트 잔해들이 거칠게 휘몰아치는 마법의 폭풍 앞에 이리저리 흩날렸다.
제게 날아오는 거대한 콘크리트 덩어리를 미궁이 여유롭게 베어냈다.
“제법 대단한 마법이네. 이 정도 수준의 마법은 나도 몇 번 보지 못했는데.” -내 형제가 정말 굉장한 장난감을 구했네.
나지막이 감탄하는 미궁의 얼굴에는 두려움 같은 감정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문자 그대로 도시 하나쯤은 거뜬히 소멸시켜 버릴 고위력, 고랭크의 마법에도 미궁은 그저 조용히 감탄만 할 뿐이었다.
파워볼실시간 그럼 미궁의 모습에 닉스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녀석의 여유로운 얼굴쯤이야 이미 전투를 진행하는 내내 질리도록 봐왔으니까.
무엇보다 저런 실시간파워볼 여유로운 태도와 달리 미궁 역시 이 정도의 공격이 마냥 호락호락할 리가 없었다.
모종의 수단으로 마력(에너지) 자체는 파워볼사이트 계속해서 보충하는 듯 보였으나, 결국 그 신체는 가르시아의 것이다.
그런 만큼 그 신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가 당연히 존재할 터.
꾸준히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 부서지게 되어 있다.
다만, 유일한 문제가 있다면…. 파워볼게임
‘녀석의 재생력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거지.’ 당장 저번 싸움에서도 몇 번 보지 않았던가, 어지간한 상처는 삽시간에 재생되는 모습을 말이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마냥 낙관적으로 생각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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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격이 녀석에게 타격을 입힌다 하더라도 결국 재생하지 못할 정도의 치명상을 입히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재생할 터였다.
뛰어난 재생력의 장점을 닉스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던가?
마력이라도 부족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본체로부터 꾸준히 에너지를 공급받는 미궁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이 공격이 녀석에게 그 정도의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당연하게도 NO.
분명 어느 정도 피해는 입겠지만, 미궁이 궁지에 몰리 정도는 아니다.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닉스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넋을 놓고 있다가는 그냥 그대로 당해버릴 뿐이었으니까.
별 효과가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때로는 움직일 필요가 있다.
강대한 융합 마법 사용하는 와중에도 닉스의 공격은 끊기지 않았다.
때로는 마안, 때로는 몸으로, 또 때로는 브레스를 토해내며 미궁을 압박한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파상 공세, 자연스레 닉스를 돕는 다른 몬스터들 덕택에 전투의 흐름 자체는 닉스에게 상당히 유리한 것으로 보였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이는 것만 그럴 뿐, 실질적인 전세는 여전히 팽팽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거침없이 쏟아지는 공격들을 막아내고 피해내며 가르시아의 몸에 점점 상처가 생겨나긴 했지만, 결국 그 상처들은 얼마 안 가 말끔히 사라졌다.
옷 여기저기에 흙먼지가 묻거나 조금 찢어진 것 정도를 제외하면 처음과 마찬가지로 깔끔한 모습.
그 불쾌하기 그지없는 모습에 닉스가 조용히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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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있는 방어구 정도만 조금 손상된 미궁과 달리 닉스 쪽의 피해는 제법 크다.
우선 가장 앞장서 움직이던 기류가 이미 저장해 놓았던 목숨 중 세 개를 사용한 상황이다.
가장 앞에서 열심히 활약한 기류 덕택에 후열의 다른 몬스터들은 피해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았다만, 바야바나 옥타비아 같은 이들은 또 달랐다.
옥타비아의 경우 문어발 정도만 계속해서 잘려나갈 뿐이지, 그 몸통에는 거의 아무런 피해가 없었지만, 바야바는 다르다.
이미 미궁의 손에 날아간 횟수만 십수 번.
검이나 창, 화살 따위의 각종 무기에 몸을 꿰뚫린 것은 이미 수십 번도 더 넘었다.
개중에 치유력을 감소시키는 능력을 가진 무기도 몇 있었던 모양인지, 상처의 재생도 제대로 되지 않은 터라 바야바의 온몸은 상처투성이였다.
아직까지는 어찌어찌 버티는 모양이긴 하다만….
‘정말 쉽지 않겠군.’ 하나의 세계나 다름없는 적과 싸우는 시점에서 이미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이건 닉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더 안 덤벼?”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뭉스레 물어오는 질문에 닉스는 곧장 브레스로 대답했다.
눈치껏 기회를 엿보던 레이시아와 레하트나가 함께 브레스를 토해낸다.
그에 호응하듯 다른 몬스터들 역시 일제히 미궁을 향해 각자의 공격들을 쏟아부었다.
각양각색의 화려하기 그지없는 공격들이 세상을 어지럽혔다.
“흠. 이 레퍼토리도 이제는 조금 뻔하네. 더 보여줄 건 없는 거야?” 손에 쥔 검으로 공격들을 막아내는 한편, 모든 공격을 다 막아낼 수는 없었던지 미궁의 한쪽 팔은 어느덧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비록 그 사라진 팔마저 삽시간에 재생되기는 했지만.

“더 보여줄 게 없다면 나도 슬슬 제대로 움직여 볼까? 꼴을 보아하니 내 형제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고.” -우선 거슬리는 것들부터 먼저.
덤덤히 중얼거린 미궁이 훌쩍 몸을 날렸다.
닉스 정도만 어렴풋이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재빠른 몸놀림.
미궁이 가장 먼저 노린 것은 바로 바야바였다.
이미 상처로 가득한 상태였기에 쓰러트리기 쉽다고 판단한 것일까?
찰나간에 바야바의 앞으로 모습을 드러낸 미궁이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위에서 아래로. 깔끔한 궤적을 그리며 휘둘러진 검이 그대로 바야바의 한쪽 팔을 잘라낸다.
거대한 피 분수와 함께 고통을 참는 바야바의 울부짖음이 폐허가 된 도심을 울렸다.
그래도 명색의 SS랭크 몬스터인 까닭일까?
한쪽 팔을 잃은 와중에도 바야바는 끝까지 미궁을 공격했다.
마력과 함께 차디찬 냉기를 머금은 주먹이 허공을 가른다.
이미 그 크기나 질량만으로도 훌륭한 공격이나 다름없는 파괴적인 주먹.
그에 호응하듯 뒤늦게 달려든 몬스터들의 공격이 미궁을 공격했다.
“그러니까 레퍼토리가 뻔하다니까.” [그 뻔한 공격에 한번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겠지.] 나지막이 머릿속을 울리는 목소리에 가볍게 무기를 휘두르려던 미궁이 멈칫한다.
저편에서 노려보는 닉스의 시뻘건 눈동자.

“정지 그리고 굴절의 마안인가!” 자신의 공격은 늦춰지고, 저들의 공격은 미세하게 궤도가 비틀려 도달한다.
잠깐의 머뭇거림과 정말 자그만 차이였음에도 그 결과는 어마어마했다.
한순간 사방에서 덮쳐온 공격들이 그대로 미궁을 덮었다.
미궁이 뒤집어쓴 가르시아의 몸이 맥없이 땅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여지없이 그 위로 쏟아지는 마법 세례.
어느새 저편의 하늘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운석이 미궁이 추락한 땅 위로 오차 없이 충돌했다.
쿠우우웅─── 거대한 폭발과 함께 버섯구름이 솟아올랐다.
이 정도의 공격이라면 아무리 막대한 에너지로 강화된 가르시아의 육체라도 더 버티지는 못할 터.
다른 몬스터들이 이쯤 하면 충분할 거라는 심정으로 멈칫거리는 찰나, 닉스가 매섭게 소리쳤다.
[끝까지 공격해라!] 그리 말하며 닉스는 재차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를 브레스를 토해냈다.
과도한 브레스의 사용으로 목구멍부터 입안까지 끔찍한 고통이 몰려왔지만, 이런 고통은 닉스에게 있어서 익숙한 것이었다.
화아아악─

그가 내뿜는 숨결을 따라 몬스터들이 각자 낼 수 있는 전력의 공격들이 다시 한번 쏟아졌다.
폐허가 된 도심 한가운데, 아주 깊숙하고, 거대한 구덩이가 생겨났다.
다른 몬스터들이 차츰 지쳐 공격들을 멈추고, 더 이상은 정말로 몸이 버티지 못한다고 느낄 때쯤 닉스가 조용히 토해내던 숨결을 거두었다.
뱀의 시뻘건 눈동자가 깊숙한 구덩이 안쪽을 살폈다.
보이는 것은 짙은 어둠뿐, 느껴지는 기척 역시 하나도 없다.
[…해치웠나?] 무심코 튀어나온 옥타비아의 목소리.
유심히 구덩이 속을 살피던 닉스가 고개가 휙 돌아갔다.
저를 노려보는 사납기 그지없는 눈빛에 옥타비아가 반사적으로 머리부터 조아렸다.
[히이이익-!!! 죄, 죄송해요, 두목님!] 저를 왜 저렇게 노려보는지도 모른 채, 옥타비아로서는 갑작스러운 닉스의 분노가 당혹스러울 뿐이었다만.
그간 닉스 밑에서 지내며 여러 불합리한 상황을 겪어본 그녀였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눈치껏 사과부터 할 수 있었다.
[후… 너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쉰 닉스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할 말은 많지만, 정작 지금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녀에 대한 처벌은 나중에 집에 돌아가거든 그때 해결해야겠지.

지금은 옥타비아의 부활 주문 아닌 부활 주문에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상대를 처리하는 게 우선이었다.
“와. 이번에는 정말 위험했어. 내 형제가 정말 대단한 장난감을 구했네. 아니, 위험한 장난감이려나?” 어두컴컴 구덩이 속에서 들려오는 나지막한 목소리.
그 소리를 듣자마자, 닉스를 포함한 몬스터들이 긴장하며 구덩이 속을 경계했다.
그 무지막지한 공격 속에서도 저 미궁은 여전히 멀쩡한 모양이었다.
“이렇게 위험한 장난감이라면 아무래도 내 안에 들이는 게 조금 꺼려지는 데 말이야… 특히나.” 깊숙한 구덩이의 벽면을 타고 메아리처럼 울려오는 목소리.
닉스가 모든 감각을 동원해 미궁의 위치를 찾는다.
그렇게 한차례 혀를 날름거리는 순간.
컴컴한 구덩이 속에서 무언가 솟구쳐 올랐다.
“네가 제일 마음에 안 들어.” 그리고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닉스의 코앞으로 도달했다.
입고 있던 방어구는 모두 파괴된 모양인지, 아무것도 입지 않는 알몸 차림으로 미궁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코앞에서 마주한 미궁의 얼굴은 이전처럼 마냥 여유롭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과 달리 지금 미궁의 얼굴은 몹시도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분노하기라도 한 것일까?

무심한 얼굴 속에 섬뜩하기 그지없는 감정을 숨긴 미궁이 보라색 눈을 번뜩였다.
더 이상 장난 따위 없다는 듯 살기 넘치는 모습으로 노려봐 온다.
별다를 것 없던 미궁의 기세가 불현듯 닉스에게 무척이나 거대하게 다가왔다.
결코 상대를 만만하게 본 적은 없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조용히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스멀스멀 차오르는 생물로서의 근본적인 공포와 두려움.
그 감정들을 애써 떨쳐내고 싶어도, 바로 코앞에서 눈을 번뜩이는 미궁 앞에 그것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런 닉스를 향해 미궁이 천천히 손을 뻗었다.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릿하게 다가오는 손.
닉스는 그저 홀린 듯이 그 손을 바라볼 뿐 몸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천천히 뻗어져 온 손길이 막 닉스에게 닿으려 할 때쯤.

[정신 차려!] 머릿속을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와 함게 딸랑- 하고 맑은 종소리가 울린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닉스가 곧장 꼬리를 휘둘렀다.
짧게 혀를 차는 한편, 닉스의 꼬리에 그대로 얻어맞은 미궁의 몸뚱이가 저 멀리 무너진 빌딩 건물 한쪽으로 처박혔다.
[늦어서 미안. 조금 일이 꼬였거든.] 익숙한 목소리가 다시 한번 닉스의 머릿속을 울렸다.
닉스에게 있어 평소에는 믿음직스럽기는커녕 일단 짜증부터 나는 상대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무엇보다 믿음직스러운 상대가 돌아왔다.
‘돌아왔군.’ [무사한 것 같아서 다행이야. 어디 다친 곳은 없고?] 평소처럼 덤덤한 목소리.
바로 조금 전까지 상대하던 적과 똑같은 말투였지만, 그리 역겹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몹시도 안심되는 기분이다.
닉스에게 든든하기 그지없는 파트너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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